16편: 초보 식물 집사의 첫걸음, 우리 집 환경에 맞는 식물 고르는 법
많은 분이 "나도 집 분위기를 싱그럽게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화원에 갑니다.
그러고는 가장 눈에 띄고 화려한 식물을 덥석 집어 오곤 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화초가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누렇게 변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똥손인가 봐" 하고 좌절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멋모르고 예쁜 식물만 사 왔다가 수없이 초록별로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여러분이 '똥손'이라서 식물이 죽은 게 아닙니다. 단지 우리 집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식물의 '외모'만 보고 골랐기 때문입니다.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한 첫 단추는 인테리어 소품을 쇼핑하듯 고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의 빛, 바람, 그리고 나의 생활 패턴을 먼저 분석하는 것입니다.
[우리 집의 햇빛 성적표 작성하기]
식물을 들이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창가로 들어오는 햇빛의 양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식물은 저마다 요구하는 광량이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거실 창가 바로 앞은 '밝은 양지' 또는 '반양지'에 해당합니다. 유리창을 한 번 거쳐 들어오는 빛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창가에서 1~2미터만 안쪽으로 들어와도 광량은 급격히 떨어져 '반음지'가 됩니다. 복도나 화장실은 '음지'에 가깝습니다.
남향 거실: 하루 종일 해가 잘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물이 잘 자랍니다. 빛을 많이 좋아하는 허브류나 다육식물도 도전해 볼 수 있습니다.
동향/서향 거실: 오전이나 오후 중 반나절만 집중적으로 빛이 들어옵니다. 부드러운 햇빛을 좋아하는 관엽식물들이 자라기에 아주 훌륭한 환경입니다.
북향 또는 창문이 작은 방: 빛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음지에서도 잘 버티는 저항력 강한 식물을 선택해야만 실패하지 않습니다.
[나의 생활 패턴과 성향 파악하기]
의외로 많은 분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입니다. 내가 얼마나 자주 집을 비우는지, 식물에게 얼마나 시간을 쏟을 수 있는지에 따라 궁합이 맞는 식물이 따로 있습니다.
주말마다 여행을 가거나 출장이 잦은 분이 물을 자주 주어야 하는 '프레디'나 '고사리류' 식물을 키우면 금방 시들어 버립니다. 반대로 퇴근 후 식물을 들여다보며 물을 주는 게 유일한 힐링인 분이 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주어야 하는 '다육이'를 키우면, 과도한 관심(과습) 때문에 식물이 썩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성격이 조금 무던하고 바쁘신 편이라면 물 주기가 길고 생명력이 강한 식물을, 매일 식물과 교감하고 부지런히 챙겨줄 준비가 되어 있다면 까다로운 열대 관엽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경별 추천하는 초보자용 안심 식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공간과 환경에 맞춰 실패 확률이 극히 낮은 3가지 대표 식물을 추천해 드립니다.
빛이 부족하고 통풍이 아쉬운 실내: '스킨답서스' 스킨답서스는 감히 '악마의 덩굴'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생명력이 질깁니다. 형광등 불빛만으로도 자라며, 물 주기를 조금 놓쳐서 잎이 축 처지더라도 물을 주면 금방 다시 살아납니다.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도 탁월해 주방이나 거실 구석에 두기 좋습니다.
부드러운 빛이 드는 거실 창가: '몬스테라' 시원하게 갈라진 잎이 매력적인 몬스테라는 성장 속도가 빨라 키우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과습만 주의하면 초보자도 쉽게 대형 식물로 키워낼 수 있어 플랜테리어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식물 중 하나입니다.
바쁜 직장인의 방 침대 옆: '스투키' 또는 '산세베리아' 이 식물들은 한 달 동안 물을 주지 않아도 거의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낮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밤에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침실에 두기 좋습니다. "내가 식물을 잘 돌볼 시간이 없다" 하시는 분들에게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건강한 개체를 고르는 화원 쇼핑 팁]
키울 품종을 정했다면 화원에 가서 건강한 녀석을 골라와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제일 큰 것'을 고르는 실수를 범하지 마세요.
먼저 잎의 뒷면과 줄기 사이를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하얀 가루 같은 것이 묻어있거나 거미줄 같은 것이 보인다면 해충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 피해야 합니다. 또한, 줄기가 위로만 길게 자라나 얇고 힘이 없는 것은 빛을 못 받아 웃자란 상태이므로 피하시고, 줄기가 굵고 마디 사이가 촘촘한 것을 고르세요. 화분 밑바닥 배수 구멍으로 뿌리가 너무 엉켜 나와 있는 것도 분갈이 스트레스를 크게 받을 수 있으니 적당한 상태를 선택하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 핵심 요약
식물을 고르기 전 우리 집 창향(남향/동향/북향)에 따른 광량 파악이 최우선입니다.
본인의 출장 주기, 물주기 성향 등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식물을 매칭해야 실패가 없습니다.
초보자는 생명력이 강한 스킨답서스, 몬스테라, 산세베리아 등으로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다음 편 예고
식물을 잘 사 왔는데도 얼마 못 가 죽는다면 열에 아홉은 물 조절 실패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화초를 죽이는 일등 공신인 '과습'을 완벽히 방지하는 흙 배합 공식과 올바른 배수 원리에 대해 아주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 소통의 창
혹시 과거에 키우다가 아쉽게 초록별로 보냈던 식물이 있으신가요? 어떤 환경에서 키우셨는지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원인을 함께 분석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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